80년 전 침몰했는데…나치 군함서 여전히 중금속 배출

입력 2022-10-19 20:21   수정 2022-10-19 20:22


제2차 세계대전 때 북해에서 침몰한 나치 군함에서 8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폭약과 중금속 등 오염 물질을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.

벨기에 겐트대학 '미생물 생태계 및 기술 센터(CMET)' 연구원 조세피엔 반 란두이트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나치 군함 'V-1302 욘 만' 호의 침몰해역 주변을 조사하면서 밝혀낸 결과를 최근 '해양과학 프런티어스(Frontiers in Marine Science)'에 발표했다.

V-1302 욘 만 호는 원래 트롤 어선이었지만 전쟁이 발발하면서 나치에 징발돼 순찰선으로 활용되다 1942년 벨기에 연안에서 영국 공군기의 공격을 받고 침몰했다.

연구팀은 '북해 선박 잔해 프로젝트'의 일환으로 벨기에 인접 해역에 침몰한 욘 만 호 선체와 주변 퇴적물 시료를 채취해 생물학적, 지구화학적 특성과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.

그 결과, 선체에서 가까울수록 유독성 물질의 농도가 높았고, 니켈·구리 등과 같은 중금속과 석탄과 원유, 가솔린 등에서 생성되는 화학물질인 '다환 방향족 탄화수소(PAH)'가 검출됐다.

특히, 욘 만 호의 석탄 저장고 인근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중금속 농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, 침몰 뒤 새로 쌓인 퇴적물에서도 중금속이 많이 나왔다.

연구팀은 "옛 침몰선이 해양생태계에 계속 오염물질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선체가 부식돼 밀폐됐던 공간이 열리면서 새로운 오염물질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"고 우려했다.

또 "침몰선은 역사적 가치 때문에 대중이 많은 관심을 두지만, 침몰선으로 야기되는 환경적 피해는 경시되곤 한다"면서 "침몰선이 인공 환초로 기능하고 이야깃거리로서 큰 가치를 갖지만 의도치 않게 자연환경에 투입된 위험한 인공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"고 강조했다.

그러면서 "현재 침몰선이 생길 때마다 바다에서 인양하는 것도 바로 이런 우려가 반영된 것"이라고 덧붙였다.

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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